퇴사를 할 때의 마음가짐
누구라고 지칭하긴 어렵지만, 매우 오래전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려 합니다. 아트라상은 당시 구성원이 9명 수준이었습니다. 이때, 4명이 한꺼번에 퇴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거의 구성원 절반이 퇴사한 사건이었죠. 그중에는 현재 아트라상 임원을 맡고 있는 ‘K’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주동자를 A라고 하겠습니다. A는 굉장히 공격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겉으로는 저에게 잘했지만, 회사에 대해 적대적이었습니다. 수많은 정치질을 통해(회사가 부당하다.) 결국 4명의 퇴사를 이끌어냅니다. 당시에는 주동자에 대한 심증만 있었는데, 약 2년 후 모든 사건의 배후가 밝혀졌습니다.
K 님은 7급 공무원에 합격한 시점이긴 했지만, A의 영향으로 퇴사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당시 정치질을 당했던 퇴사자들은 모두 평범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반대로 그 당시 남아있던 사람들은 모두 다 물질적,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졌습니다.
A는 그 행동이 선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14년 간 사업을 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몇몇 퇴사자는 ‘선한 행위를 하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이 남을 위해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남아있는 구성원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확률이 큽니다.
퇴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선 ‘남아있는 사람이 안타깝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퇴사하는 이유는 ‘더 남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성공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퇴사자들은 ‘나는 우월하기 때문에 퇴사하는 거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은 사람들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상대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실 이는 자의식 때문에 벌어집니다. 자신이 그동안 뛰어나지 않았고 열등감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쌓인 게 있었습니다. 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상처받은 자의식을 보호하고자 무의식에선 멋진 해결책을 내립니다.
“회사 경영진은 나보다 멍청하고 부당해. 나에겐 이런 아이디어가 있어!”
(우월감)
“나는 동기들이 모르는 엄청난 비밀을 깨닫게 되었지…”
(우월감)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쌓아왔던 모든 스트레스를 이런 합리화로 한 번에 풀어낼 수 있습니다. ‘난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퇴사했기 때문에 동기 중에 1등이 되었어!’, ‘난 독립했으니 상사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어!’라고 아주 편하게 진통제 주사를 맞는 것입니다. 이건 역사적으로 너무나 자주 반복된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A는 “자청은 너희를 착취하고 부당하게 경영하고 있다(추측)”라고 정치질을 시도한 것입니다. 결국 퇴사했던 분들이 남아있었다면 어렵지 않게 성공했을 텐데, 안타깝게도 ‘부정적 기억’만을 남기고 퇴사하였습니다.
종종 성과를 내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람들은 ‘넌 여기 남아있지? 난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성공할 거야’라고 비웃듯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퇴사 전까지 아주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승자의 비언어로 다닙니다. 당신이 어떤 세대에 입사했는지 모르지만, 목격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매우 오만한 행동입니다. 자신이 충고할 위치에 서게 되려면, 입사 2년 정도 뒤에, 즉 완벽한 성과를 낸 후에 조언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인사 관련하여 정말 재미난 사건을 데자뷔déjà vu처럼 경험합니다. 면접 불합격을 하거나, 인턴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이 시간이 흘러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을 불러내곤 합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 취직해서 영업으로 연봉 이 정도 벌었다”라고 자랑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에 대해 ‘그게 영원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청 계열사의 구성원이 일시적인 성과를 낸 사람보다 훨씬 잘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퇴사를 하는 상황에서 오만하게 행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퇴사를 하면서 기존 사람들에게 충고하지 마세요. 그저 본인의 열등감을 씻으려는 행위, 퇴사에 대해 정당화하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자기 생각이 맞다는 오만함에 기존 사람들을 뒤흔드는 행위입니다. 앞선 4명 퇴사 사건을 기억하세요.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PS.
종종 임원진들이 “동정심 때문에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못 하는 게 대표님의 유일한 단점이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주동자 A는 사실 절대 뽑지 말았어야 할 인물은 맞았습니다. 그래서 아트라상 손수현 대표와 부대표 Y는 무조건적인 반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A의 간곡한 부탁, 애절한 마음, 애원 등으로 결국 마음이 흔들렸고 동정심으로 일을 맡겼습니다. 결국 손수현 대표와 부대표의 예상대로 끝은 좋지 못했습니다.
아마 주니어 라인 분들은 제 동정심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동안 신입 서바이벌 탈락자들이 생길 때마다 “한 번씩 더 기회를 주자. 불쌍하다”라고 말하는 걸 보셨을 겁니다. 저에겐 이런 단점이 있습니다. 훗날에도 동정심으로 인사를 그르칠 것 같다면 저에게 꼭 충고해 주시고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제 어리석은 동정심이 결국 많은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퇴사를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앞서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퇴사는 자유입니다. 다만, 최악의 예와 좋은 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야 가이드라인이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의 50명이 넘는 사람을 떠나보냈는데, 그중에 세 개의 사건을 축약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최악이라 생각하는 경우는 딱 두 가지입니다.
1. 무책임함
2. 회사에 피해가 가는 행위
거의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은 ‘무책임함’에 의해 다른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제가 회사를 경영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레벨업 하는 모습에 대한 즐거움, 그리고 기버들을 만나서 인생에서 윈윈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구성원 중 누군가가 떠난다고 해서 제 수익에 일말의 영향도 주지 않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게 ‘이기심으로 상대에게 피해를 줬음에도 합리화하는 경우’입니다. 이 분노가 상담사 일을 하면서 생긴 감정인지, 원래 성향인지 모르겠습니다.
[관련 칼럼]
아래는 사례입니다. 사례는 모두 다 제 관점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당사자는 전혀 기억이 다를 수 있으며, 제가 내용을 왜곡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 주세요. 입장이 다를 겁니다. 다만, ‘이렇게 무책임한 경우를 최악으로 뽑는다’ 정도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
.
.
.
.
A, B, C 최악의 퇴사 사례를 길게 적었다가, 모두 삭제하였습니다. 사례를 보면 그들이 누군지 바로 알 수 있기에, 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 같고,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삭제했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A, B, C의 공통점입니다.
1. 팀을 리드하거나 책임이 있는 위치였음.
2. 무능력한 성과가 반복됐음. 실제로 결과물을 낸 적은 없음.
본인은 냈다고 착각하지만, 매출로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면 무의미함
3. 이를 뚫고 나가야 하는데, 멘붕에 빠짐. 자신의 실력을 합리화하면서 맛탱이 가기 시작함. 그리고 매우 이기적으로 변하면서, 팀원들의 피해를 전혀 생각하지 않음. 상대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순간적으로 사라짐.
정리하면, 최악의 퇴사의 공통점은 간단합니다.
무책임함 + 팀원들에게 피해를 줌 + 무한 합리화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상대를 탓하진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시스템의 문제이며, 이런 문제를 미리 예방하지 못하고 교육하지 못한 회사에도 귀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맛탱이 가는 문제를 미리 잡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책감과 미안함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A, B, C의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인해 일평생 그들을 다시 볼 일은 없겠지만, 맛탱이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이 정신병에 걸리거나 맛탱이 가는 문제가 없도록, 이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