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 합리화를 조심하라
아래의 내용은 자청 계열사 구성원 정도라면 벌어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게 반복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리 작성해 둡니다.
저는 퇴사하는 분들이 꼭 행복하길 바라며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반드시 명심하길 바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친동생, 가족이라 생각하고 작성한 부분입니다.
인간은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합리화’를 이용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하는지가 인생의 성패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성과를 내지 못하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 못한 상태에서 퇴사한다면? 다음 두 가지는 기억해야 합니다.
1. “나는 일을 잘 해내지 못했어”
⇒ 일을 잘 하다가 퇴사하는 분들을 보면 객관적이고 메타인지를 잘합니다. 반대로, 일을 잘 못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낸 적이 없는 분들이 퇴사할 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남 탓을 하거나 “나는 나가서 말도 안 되게 성공할 거야”라고 외칩니다.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진심으로 당신을 친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A야, 지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합리화하면서 나가면 절대 안 돼. 그냥 계속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상처받아서 자의식을 방어하려는 망상이야. 일 좀 못 할 수도 있는 거지… 그냥 스스로 ‘못했어’라고 말해. 그 다음에 잘하면 돼. 이상한 합리화하지 말고… 조금 우울할 순 있어도 이걸 인정하면 넌 훨씬 성장할 거야”
위와 같은 사고방식이 오히려 나가서 성공할 확률을 수십 배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합리화만 하고 뽕에 취해 있다면, 결과가 좋지 못할 확률이 큽니다. 14년간 너무나 많은 사례를 봐왔으니 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꼰대 죄송합니다 ㅜ.ㅜ
2. “나는 회사에 받기만 하고 손해를 끼친 것일지도 몰라”
⇒ 악감정을 갖고 퇴사하는 사람 입장에선 “난 할 만큼 다 했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계열사 내에선 딱히 없었던 것 같음. 혹시나 규모가 커지면 있을 확률이 있어서 미리 써둡니다.)
입사자가 필수로 시청해야 하는 <미생>을 보면, 박 과장은 비리를 저지릅니다. 그는 ‘나는 할 만큼 다 했는데 보답을 못 받았다’는 생각으로 합리화를 마친 겁니다.
제가 앞서 말한 중간관리자 이전에 퇴사하는 경우, 무조건 회사를 탓하는 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회사는 당신이 성장하도록, 행복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절대 밖에서 할 수 없었던 성장을 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할 만큼 다하고 나가니까 고마운 줄 알아’라고 생각하는 건 합리화일지도 모릅니다. 그 상황에서 동료들을 비웃거나 정치질을 하는 건 더더욱 문제가 있을 수 있는 행위입니다. 앞서 수많은 사례에서 말했듯이, 자신을 정당화하는 작업도 좋지만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마음으로 조심성을 기해 보세요. 2~3년 뒤 엄청난 성과를 낸 후에 자랑하거나 비판해도 늦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아무런 성과를 낸 적이 없는 사람이 확신하거나 독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인사시스템을 강화하여 위와 같은 사고를 갖는 수준 낮은 사람들은 들어올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리고 ‘인간 본성은 무엇인가’를 알려드리기 위해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