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미성숙한 방어기제
미성숙한 방어기제는 우리의 정신 건강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이들은 마치 어린 아이의 서툰 걸음마와 같다. 때론 불안정하고, 때론 비효율적이지만, 미성숙한 방어기제는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방어기제들이 주로 유아기와 아동기에 형성되며, 성인이 되어서도 종종 나타난다고 본다.
미성숙한 방어기제 12가지 ①
투사 (Projection)
예시1.
한 직장 동료가 자주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동료는 특히 특정 사람을 향해 “너는 왜 그렇게 게을러?”라고 자주 말한다. 하지만 실상 그 동료 자신이 최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고,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는 게으름에 대한 죄책감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예시2.
A는 평소에 청렴결백한 사람이었다. 바람을 피거나 하는 행위는 절대 있어선 안되는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날 유부녀에 호감을 갖게 된다. 본능적으로 끌리지만, 이성적으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 방어기제가 올라오면서 ‘투사’를 시전한다. ‘난 그 유부녀한테 관심 없어. 아 근데 직장동료 B씨가 유부녀를 좋아하는거 같네. 진짜 개xx다…’
위 내용이 투사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예시라고 생각한다.
투사(Projection)는 미성숙한 방어기제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이는 자신의 바람직하지 않은 생각이나 감정을 타인에게 돌리는 것을 말한다. 마치 영화관의 프로젝터가 이미지를 스크린에 투사하듯, 우리는 때로 우리의 내면을 다른 이에게 투사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재밌었던 투사 장면이 있었다. 자청은 2020년 초, 클래스101에서 제의를 받아 온라인강의를 런칭한다. ‘자청의 글쓰기 수업’ 유튜브에서 성공사례에 등장한 이들은 대부분 이 강의를 보았다. 최근 영상에서도 이 강의로 성공한 사람이 출연했다.
영상링크:
나는 큰 돈을 벌 생각으로 강의를 런칭한 것도 아니었다. 딱 100명 정도 내 후계자를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의 퀄이 대박이었기에, 입소문이 나서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클래스101에서 4년 간 5,000개 강의 중 ‘가장 많이 들은 강의’로 뽑히기도 했다.
2020년 무자본 창업 강의 런칭 당시 너무 재밌는 일이 벌어진다. 강의 런칭에 대해 비판한 유튜버 3명이 있었다. “온라인 강의로 돈을 버는건 정당하지 않다” 나는 이 때 개인적으로 웃겼다. “이 사람들 투사하는구나… 그 누구보다 나처럼 되고 싶은 사람이구나.”
1년 후, 거짓말처럼 이 세명은 모두 다 온라인 강의를 런칭한다. 그들은 자신만의 원리원칙이 있었을 것이다. 나를 보면서 너무 부러웠지만, 스스로 용납하기 힘든 자신의 욕구에 대해 ‘투사’를 사용하여 합리화 한 것이다. 나는 딱히 강의로 돈 벌 생각은 없었는데, 이들은 “강의로 돈을 벌어들이고 싶다”라는 마음을 나에게 투영하여 나를 나쁘게 바라본 것이다. 최근 나를 공격한 유튜버 또한 성공팔이, 즉 동기부여 전문가로 성공하려다 실패한 사람이다. 이 또한 투사의 일종이다.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은 이러한 투사가 유아기부터 시작되며, 아이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